단색화 거장 박서보 "NFT가 내 그림 대신할 수 없어"

입력 2021-11-12 10:26   수정 2021-11-12 10:30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 거장인 박서보 화백이 자신의 작품을 NFT(대체불가능토큰)으로 만들어 판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화백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도 내 작품 이미지를 NFT 등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며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자꾸 NFT 얘기를 하는데, 대체불가능한 토큰 중 토큰은 몰라도 대체불가능하다는 말의 뜻은 안다"고 운을 뗐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복제할 수 없는 고유 일련번호를 매긴 컴퓨터 파일이다. 이를 통해 '실물 그림'이 아닌 '그림을 사진으로 찍은 파일'을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다. 최근 국내 미술계는 본격적으로 NFT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기성 작가와 화랑들도 그림을 NFT로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시장은 활황이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문화 창달을 이끌 예술품·창작물 거래의 혁명'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가 있는 반면 '실체도 가치도 없는 데이터를 거래하는 사기'라는 혹평도 있다.


박 화백은 "내 그림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사진을 찍어 만든 디지털 이미지가 대체불가능한 것이라는 이름으로 고가에 팔리며 내 그림을 대신할 수는 없다. 내 그림 자체가 대체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오프라인 세상의 사람이고, 물질 세계에 속해있으며 내 작품 역시 이 시대와 지평의 산물"이라며 "물감과 붓과 캔버스가 내 예술 세계의 미디움"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화백은 NFT 자체를 전면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내가 알지 못하고, 나한테 오지 않은 시대까지 넘볼 생각이 없다"며 "디지털 예술은 새로운 세대의 것"이라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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