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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은 ‘미국 문학의 아버지, 미국의 국민 작가’로 불리며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 《왕자와 거지》는 시대가 갈수록 더욱 사랑받으며 전 세계인을 즐겁게 만드는 고전 명작이다. 우리나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비롯해 일본 영화 ‘카게무샤’, 미국 영화 ‘데이브’까지 진짜와 가짜의 신분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스토리는 언제나 흥미진진해 계속 패러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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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헨리 8세의 뒤를 이어 영국을 통치한 에드워드 6세의 소년 시절이라는 역사적 시간과 사회적 공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인 1547년에 실제 에드워드 튜더는 아홉 살이었다. 마크 트웨인은 소설에서 에드워드를 열서너 살의 소년으로 설정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실제 에드워드 6세는 조숙하고 냉정하며 책임감이 컸던 소년 왕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전국을 순회하며 백성들의 생활을 직접 살폈는데, 무리한 순례 행사로 폐결핵과 각종 합병증이 생겨 16세의 어린 나이에 사망했다.
마크 트웨인이 ‘모든 시대의 젊은이들을 위한 이야기’로 규정한 《왕자와 거지》는 젊은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만큼 아동문학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들을 묘사했다. 교수형 당한 귀족의 머리통이 런던교에 나뒹굴고, 침례교 신자라는 이유로 화형당하는 여성, 땅을 빼앗기고 유랑하는 농부가 노예로 팔려 가는 장면, 궁정에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사건 등이 그것이다. 당시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덕분에 《왕자와 거지》는 ‘아동문학의 금자탑이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칭송이 따라다닌다.
왕자와 거지의 신분이 뒤바뀌면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지금도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신데렐라 이야기도 거지가 왕자로 변신하는 이야기와 닮아있다. 나라면 새로운 신분 상승 이야기를 어떻게 쓸까, 이 시대의 왕자와 거지는 누굴까, 상상하며 읽으면 재미있을 것이다.
왕자에서 거지가 되고 싶은 사람보다 거지에서 왕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훨씬 많은 세상이다. 비싼 외제차를 구입해 할부금을 갚느라 힘들게 사는 ‘카푸어족’(car poor), 빚까지 내서 명품을 사느라 헉헉대는 사람, 화려하게 치장하여 왕자로 보이고 싶은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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