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미술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거래된 미술 작품 중 가장 비싼 작품은 무엇일까요. 바로 2017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4억5300만달러(약 5343억원)에 거래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도르 문디(구세주)'입니다. '모나리자'로 유명한 르네상스 시대 거장의 작품이 역대 최고가 작품 기록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살바도르 문디'가 과연 다빈치의 진품이 맞는지는 작품 공개 이후 의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900년 영국인 프란시스 쿡이 헐값에 사들였던 이 작품은 애초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1958년 쿡의 손자가 단돈 45파운드에 작품을 팔았고 2005년 경매시장에 1만달러의 가격에 다시 나오기까지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 작품이 다빈치 작품으로 감정되면서 인기가 높아졌고, 여러 사람의 손을 타면서 가격은 계속해서 뛰었습니다. 2013년 이후 8000만달러, 1억2750만달러 식으로 뛰었던 가격은 결국 4억5300만달러라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으로 뛰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 소장 작으로 알려진 이 작품에 대한 진위논쟁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아트뉴스에 따르면 이런 논쟁에 스페인을 대표하는 프라도미술관이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9월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에서 최근 열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전시회 카탈로그에서 '살바도르 문디'에 대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단독에 의해서 만들어진 걸작으로 간주 돼선 안 된다는 내용이 명기된 것입니다.
다빈치 주요 작품의 사본을 전시하면서 유럽의 주요 연구기관의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한 의견이 반영된 것입니다. 연구에는 프라도미술관뿐 아니라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미술관, 영국 런던의 내셔널갤러리, 파리 소르본대 분자고고학연구소 등의 연구자들이 참여했습니다.
행사 카탈로그에는 주요 전시작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그림(by Leonardo)'과 '다빈치에 의해 승인되거나 다빈치가 감독한 저작물, 제자 그룹과의 공동작업 등'으로 구분됐습니다.
여기서 '살바도르 문디'는 다빈치가 직접 그린 그림의 취급을 받지 못한 것입니다.
과연 이 작품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정성스런 손길로 만들어진 진품이 맞는지, 그가 감독한 작품에 불과할지 논쟁이 과연 끝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역대 최고 화가로서 다빈치의 위상과 그가 풍기는 아우라가 대단한 만큼, 작품을 둘러싼 진위논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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