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신있다" 장담하던 문 대통령, 국민과 대화 나선다

입력 2021-11-14 06:00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역대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것은 부동산을 경기부양에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성장률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부동산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부동산 문제는 정부에서 잡을 자신이 있습니다."
'부동산 문제는 자신있다'던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대국민 소통 행보에 나선다. 14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오후 7시 10분부터 100분간 KBS에서 '2021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과의 진솔한 대화에 나선다. 문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정책과 관련한 질의응답을 하는 것은 2019년 11월19일 '국민과의 대화' 후 2년 만이다.

이번 행사에는 KBS가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선정한 국민 300여명이 참여한다. 주제는 코로나 위기 극복과 관련한 방역, 민생경제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성공을 위한 국민 의견을 구하는 자리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부동산 문제 거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전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의 부동산 문제는 정부에서 잡을 자신이 있다"는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며 "특히 서민의 전월세는 과거 '미친 전월세'란 이야기도 나왔던 것과 달리 우리 정부에서 안정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7억2133만원이던 수도권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값은 지난달 역대 최고치인 15억307만원까지 올랐다. 문 대통령 집권 후 2.1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는 23억673만원을 기록했고 경기는 9억5950만원으로 10억원 돌파를 앞뒀다. 인천도 7억3874만원에 달했다.

서울지역 중위 가구의 소득과 집값 격차도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이번 정부가 출범할 시기 10.9였던 ‘연 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비율(PIR)’은 2년 만인 올해 6월 18.5로 급등했다. 서울에서 소득과 주택가격이 중간 수준인 3분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8년 6개월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문 정부 출범 4년여 만에 8년 가까이 늘었는데, PIR은 연봉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으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다. 그만큼 생활비나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봉으로 내 집 마련을 하는 데 30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PIR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2년차인 2014년 9월 8.8이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 자신만만했던 발언과 동떨어진 현실 탓에 임기 6개월을 남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졌다. 무주택자 시민단체인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은 지난 11일 청와대 앞에서 문 대통령을 "집값을 폭등시켜 2200만 무주택 국민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원흉"이라고 지목하며 "자신에게 권력을 쥐어준 촛불시민을 '벼락거지'로 만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임기 6개월을 남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내년 대선을 앞둔 시기여서 그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업적만을 강조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진솔한 소회나 사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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