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겠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선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1일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바꾸겠다고 했다. 당시 그는 “여가부가 양성평등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홍보 등을 해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후보 모두에게 20대 남성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지역과 연령, 소득 수준 등 유권자를 계층별로 분류할 때 20대 남성은 부동층으로 향후 표 결집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계층”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이대남 전략 투표’의 기점을 지난 재·보궐선거로 본다. 당시 방송 3사가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 응답자의 72%가 오세훈 시장을 지지했다. 이는 해당 조사에서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지지율이었다.
재·보궐선거가 이대남의 ‘전략 투표’를 확인시켜줬다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은 이대남의 ‘여론 형성’ 기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의원은 경선 초반만 하더라도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지만 20대 남성의 지지를 기반으로 ‘무야홍 대세론’을 형성해 최종 득표율을 41.5%까지 끌어올렸다.
이대남과 정치적 대칭점에 서 있는 2030 여성들이 양당 중 어디도 지지하지 않는 ‘사표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양당 후보들의 ‘남성 올인’을 유도하고 있다. 재·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를 한 20대 여성 100명 중 15명은 여야 거대 정당을 찍지 않고 ‘기타’로 분류된 제3 정당에 투표했다. 이들이 오 시장에게 준 표(40.9%)도 연령·성별 중 가장 낮았다. 정치권에서는 20대 대선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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