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가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미래에 국민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국민연금을 받을 나이인 만 65세가 되면 본인이 과연 얼마를 수급할 수 있을까. 가입기간과 소득 이외에도 몇년생인지 따라서도 차이가 생긴다. 그간의 제도 변화로 인해 연령별로 수급이 시작되는 연령과 소득대체율 등도 제각각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들 연령층의 월 평균 생애소득은 243만4000원으로 계산됐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은 평균 22.6년이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440만~486만원 구간에서 국민연금 수급액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은 월평균 440만9000원을 벌면서 25.4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해 95만5000원의 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금 수급액이 가장 많은 것은 55세(1964년생)였다. 이들은 105만9000원을 평균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월 평균 266만3000원을 벌면서 20.4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결과다. 평균 소득금액 457만5000원이면서 28년간 가입한 경우 수급액은 117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45세(1974년생)는 월평균 252만4000원을 벌면서 21.9년 국민연금에 가입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수급액은 99만4000원이다. 65세(1954년생)는 87만2000원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65세는 평균 87만2000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233만3000원이지만 가입기간이 16.3년에 불과해서다. 443만7000원의 소득을 번 사람은 21.2년간 가입해 114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연금 수급액이 차이가 생기는 것은 우선 명목 소득대체율이 달라진 영향이다. 소득대체율은 생애소득 대비 연금을 얼마나 받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됐던 1988년 소득대체율은 70%로 구상됐다. 하지만 이같은 높은 대체율이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자 1998년 60%, 2008년 50%로 하향조정됐다. 이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5%로 낮아지고, 2028년 이후엔 40%가 적용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에 일찍 가입해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65세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대체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가입기간과 소득이 적어도 연금 수령액이 더 높지만, 35세는 낮은 대체율이 적용돼 수급액이 낮아지게 된다.
재정학회의 추계에 따르면 65세의 평균 소득대체율은 57.6%로 가장 높았다. 35세의 대체율 48.6%는 65세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낮았다. 55세는 56.2%, 45세는 52.6%로 나타났다.
개인별로 미래에 국민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홈페이지와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예상 연금액 정보를 제공한다. 공동인증서 등으로 로그인하면 개인이 실제로 낸 금액을 기준으로 향후 연금 수령액을 보여주며 임금 인상률 등을 가정한 후 연금 부담액과 실제 수령액 등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월 100만원 이상 수급자는 40만명에 육박했다. 7월말 기준 39만4821명이 매달 국민연금으로 100만원 이상을 받는다. 1년 전 31만428명에 비해 27.2%, 지난 2018년 말 20만61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수령액은 55만1892원으로 집계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올해 1인가구 최저생계비인 54만8349원보다 많다. 국민연금을 받는 1인가구라면 평균적으로 국민연금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평균 수급액은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최저생계비를 넘어선 이후 4개월 연속 이를 상회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액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 수급자들의 가입기간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처음 도입됐다.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가입했더라도 십수년전에 은퇴한 사람들의 가입기간은 20년 안팎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민연금을 받게된 사람들은 제도 도입 직후 가입했다면 30년 가량 자격을 유지한 것이 된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에 연동돼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2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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