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 보장하는 '실손보험'…일부 도덕적 해이로 보험료 더 올라

입력 2021-11-14 16:45   수정 2021-11-15 01:51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에서 제공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나 본인부담금에 대해 민간 보험사가 병원비를 지급해주는 금융상품이다. 총가입자가 3500만 명에 달하는 등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일부 병의원 및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연간 수조원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2020년 실손보험 가입자 3496만 명 가운데 1000만원이 넘는 고액 수령자만 76만 명이었으며 5000만원 초과 수령자도 9만 명에 달했다. 반면 전체 가입자의 60%는 보험금을 단 한 차례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6월 말 기준 실손보험 손익은 1조4128억원 적자로 연말까지 적자가 3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탓에 손보업계는 손해율이 가장 높은 1세대 ‘구실손’(2009년 9월 이전 판매) 상품에 대해 보험료를 크게 올리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에 자주 가지 않던 구실손 가입자들이 보험료 부담이 커지면서 4세대 보험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전체 가입자 가운데 고액 수령자만 남게 돼 손해율이 더욱 악화되고 이에 따라 보험료가 인상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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