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정유 업종과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2682억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올 4분기 443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가는 연고점 기준 29% 하락한 상태다. 이익 추정치는 빠르게 높아지는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까지 낮아졌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가치가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에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SK온이 업계 1위 수준의 수주 잔액을 확보한 데다 내년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그 가치가 시총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업종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한국조선해양에 대해서는 그룹의 중간 지주회사로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할인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매출에서 한국조선해양 별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해 사업지주회사로 재평가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미포조선에 대해서는 “조선 업종 중 투자자가 접근하기 가장 쉬운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주 잔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0% 늘었다”며 “국내 메이저 조선 업체 중 유일하게 순현금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은 심텍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패키징 기판은 정보기술(IT) 부품 중 공급난이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다. 제품을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고객사들이 앞다퉈 주문을 늘리고, 이 과정에서 가격도 비싸지고 있다. 심텍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MSAP(SIP 모듈, FC-CSP 기판) 기판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세대 기술인 DDR5 D램으로의 공정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져 관련 기판 수요가 늘어나면 실적은 더 좋아질 수 있는 구조”라며 “더 이상 저평가받을 이유가 없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심텍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40% 올랐다. 이익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12개월 선행 PER은 여전히 10배 수준이다.
피에스케이는 반도체 장비 회사다. 주력은 포토레지스트(PR) 스트립 장비다. 식각 공정 이후 남아 있는 PR을 벗겨내는 공정에 사용된다. 다른 장비와 비교해 단가는 낮지만 활용 폭이 넓다. D램과 낸드뿐만 아니라 파운드리에도 활용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파운드리 투자가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은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 회사는 올 4분기 164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PER은 7배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피에스케이를 내년 톱픽 중 하나로 꼽았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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