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반복되는 연말 경고장이 올해도 날아 들었다.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연말이 되면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는 매도 행렬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말 매도 분위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차츰 옅어지고 있다면서도 경계심을 갖고 보수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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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세금이다. 정부는 연말 기준 종목당 평가액이 10억원이 넘는 투자자들을 대주주로 분류해 20~30% 양도소득세를 청구한다.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모두 합쳐 평가액을 따진다. 개인투자자는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과세를 피하기 위해 보유 종목을 매도할 수밖에 없다. 이 시기를 넘겨 다시 매수할 경우 세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금융투자 중심)은 연말에 배당연계 매수차익(선물 매도-현물 매수)을 설정하고 다음해 초에 해당 물량을 청산하는 매매를 반복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은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해 11월부터 차익 실현에 나서고, 12월에는 대량으로 매물을 내놓는다”고 분석했다. 매년 말 개인 순매도가 집중되는 이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11~12월) 개인투자자들은 알테오젠, 메드팩토, JYP, 원익IPS, 셀리버리 순으로 순매도했다. 순매도 상위권엔 바이오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대주주 양도세 이슈가 과거처럼 증시를 뒤흔들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은 “양도세 이슈가 연례 행사가 되면서 투자자들도 이에 익숙해진 만큼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군다나 올해 IT(정보기술), 바이오 등의 종목들이 큰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연말 대주주 물량으로 나오는 일부 좋은 종목들을 매수할 타이밍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닥 중소형주 대신 그간 상승세가 주춤했던 대형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중국, 유럽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경기 불안심리와 달러 강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경민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기대감에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 경기가 호전되면서 단기적으로 경기 불안심리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많이 하락했거나 오르지 못한 소외 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화장품·의류 분야에서 키맞추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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