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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국민연금으로 1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인식이 바뀌고 있다. 다른 저축을 더 하면 노후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 국민연금에 미리 가입하거나 추후에 가입 기간을 늘려 노년에 수령액을 늘리려는 사람이 증가한 이유다.
월 10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은 7월 말 기준 39만4821명에 이른다. 1년 전 31만428명에 비해 27.2%, 2018년 말 20만61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수령액은 55만1892원으로 집계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54만8349원보다 많다. 국민연금을 받는 1인 가구라면 평균적으로 국민연금만으로도 최저생계는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늘어나는 것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낸 기간(가입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처음 도입됐다.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가입했더라도 십수 년 전에 은퇴한 사람의 가입기간은 20년 안팎에 불과하다. 수년 전부터 국민연금을 받게 된 사람 중에선 30년가량 보험료를 낸 사람이 적잖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에 연동돼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1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가입 기간을 늘려 놓으면 큰 이익이 되는 것은 국민연금의 구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내는 돈보다 받는 돈이 많은 저부담 고급여로 설계돼 있다. 국민연금 수익비(낸 보험료 총액의 현재가치 대비 받는 연금의 현재가치)는 연령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배를 넘는다. 현재의 제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1980년생도 약 2.1배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적연금의 수익비가 1배 안팎에서 결정되는 것에 비해 이득이 크다.
외국인도 이 같은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알고 있다. 국민연금 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31만2308명의 외국인이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약 17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 1만9888명, 미국 1만9381명, 태국 1만8361명 순이었다. 10년 전 20만4500명에 비해 10만 명 이상 늘었다. 추후납부를 통해 국민연금을 더 받으려는 외국인도 상반기 기준 3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제학부 교수는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노후를 국가에 맡기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현재의 연금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연금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국민연금에 수술이 가해지더라도 민간 연금보다는 더 기대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전체 국민의 노후생활을 대비한 국가 제도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이 많지 않은 사람일수록 국민연금에 일찍 가입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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