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지표 무관한 中 국유기업의 조달 금리, 부실 누적 야기"

입력 2021-11-1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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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1월 15일 15: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비(非)금융 채권 상장 국유기업(SOE)이 신용도에 비해 낮은 금리를 적용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지표가 좋지 않은 SOE들조차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가 15일 중국 SOE를 심층 분석한 결과, 자산 규모에 비해 매출 규모가 미미하고 매출채권·재고자산의 회전이 비정상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매출채권·재고자산의 회전이 지연되고 이로 인한 매입채무·차입부채가 증가하면 채무상환능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입부채 뿐 아니라 매입채무까지 부실화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부실 SOE의 후방 업체로도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건설·건자재 SOE와 부동산개발 SOE의 경우 절대 다수의 업체가 재고 생산 후 1년 이내에 매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채권·재고자산의 회전기일이 360일을 웃도는 SOE의 매입채무 등 합계는 18조위안(한화로 약 3328조38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SOE의 차입부채 금리가 업종에 따라 정책적으로 결정되고 있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중국 경제 전반의 부실 관리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부도는 재무지표가 부실한 SOE 중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금리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부실 규모가 늘어나는 사례가 빈번하다.

정문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상당수 건설·건자재업, 부동산개발업 SOE가 연 1% 이하의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며 "재무지표 수준과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업종에 대한 초저금리 자금 제공이 최근 부동산개발 업체 부실화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때문에 금리를 매개로 한 부실의 전이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위기가 발생해도 정책적으로 금리가 결정돼 업체·업종의 위기가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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