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인권 신장'을 주장하는 신남성연대가 여성가족부 폐지 시위를 벌이면서 가수 전효성에 대한 조롱성 발언을 첨부한 대형 현수막을 띄워 논란이 되고 있다.
신남성연대는 지난 13일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에서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고,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서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는 "페미니스트들이 여가부 출범 20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권력과 작금의 대한민국을 삼킨 이유는 이들이 혜화역과 강남역에서 시위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우리도 오늘 집회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묵인하지 말라고 언론과 정치권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남성들은 "여가부 폐지", "정치권은 응답하라"라는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페미니즘 규탄", "여가부 해체"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와 함께 대형 애드벌룬을 사용해 가슴이 깊게 파인 의상을 입은 전효성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띄웠다. 현수막에는 '응, 누나, 페미 코인 못 타'라는 문구가 써 있었다. '페미 코인'은 페미니즘을 통해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다는 걸 비꼬는 의미로 쓰인다. 전효성이 앞서 여가부 캠페인 영상에 출연했는데, 이를 비꼬는 의미로 사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효성 외에도 배우 최민수의 아내 강주은,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 등 여성뿐 아니라 권일용 프로파일러, 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의 강승구 경위, 가수 홍경민, 남자 가정주부 안효철 등도 참여했다.
전효성은 2분 48초 분량의 캠페인 영상을 통해 "뉴스를 보다가 '젠더폭력'에 대해 많이 접하게 됐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캠페인이라면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참여 배경을 전했다.
전효성은 데이트 폭력에 대해 "범죄인지 사랑인지에 대해 '경계선'에 있는 애매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이게 범죄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직도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분야가 아닐까 싶었다"며 "(범죄에 대한) 관대한 분위기 때문에 범죄 원인을 피해자에게 찾을 수 있는데 '그 범죄가 일어난 이유는 너 때문'이라는 시선이 옳지 않다 생각했다. 피해자에게 관대해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가해자의 결핍을 피해자에게 찾고, 결핍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거 같더라"라며 "학교에 다니면서 상처를 주는 말들을 사용하지 않도록 배우고, 상담을 받으면서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외출 후 귀가할 때 "'안전하게 잘 들어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들어간다"며 "'집에 잘 들어왔어'라고 하는데 그게 당연한 건데, 그렇지 않다. 모두가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사랑하고, 헤어질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사회가 안전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후 일부 남성들을 중심으로 전효성을 비난하는 반응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남성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
"대한민국처럼 치안율이 높은 곳에서 '오늘밤도 무사히 집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전효성의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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