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무주택이 919만6539가구로,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급증하는 1인 가구 영향이 클 것이다. 개인소유 주택이 28만 채(1.8%) 늘었지만, 주택소유 비율은 오히려 1년 새 0.3%포인트 떨어져 56.1%에 머무르고 있다. 세부담 강화, 대출억제로 수요억제에 치중했던 집값 대책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지 재확인시켜준다. 소득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 1인 가구는 늘어난다는 사실은 선진국을 봐도 예외가 없다. 양극화 논란이 적지 않지만, 전반적 소득증가 또한 현대적 도시주택 수요를 가중시킨다. 주택소유가 30대 미만에서 10만8000가구, 30~39세에는 33만8000가구 늘어난 것에서 20~30대의 ‘영끌·빚투’ 현상도 숫자로 재확인된다. 강력한 규제에 묶여 있을 뿐 이런 수요가 바로 꺾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원활한 공급이 관건이다. 쉽게 올라가지 않는 집 소유가구 비율이나 신규 구입추세를 보면 공급의 중요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1인 가구 증가세, 가속도 붙은 고령화, 대도시 인구 집중을 보면 도시지역 소규모 주택 건설 확대가 특히 시급하다.
정부·여당 움직임을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당장 내년도 서울 공급물량을 두고도 정부는 당초 5만 가구라고 했다가 최근에는 3만6000가구로 확 낮춰 잡았다. 1년 앞도 예측 못 해 고무줄 전망을 내놓으니 정책 신뢰는 요원하다. 아파트 공급이 막히자 오피스텔에도 ‘2030 패닉바잉’이 쏠리면서 청약경쟁률이 1000 대 1을 넘는 이상과열까지 빚어졌다. ‘빌라구매 열풍’ 역시 공급 불안심리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공공성’을 외치고 ‘공공 공급’에 매달리며 ‘민간 자율 공급’은 뒤로 밀리고 있다.
통계를 보면 12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은 3.8% 정도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있겠지만, 세제 등 일련의 주거정책이 이쪽 규제에 집중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1가구 1주택’이 73%(854만 가구)에 달해 이들에 대한 세부담 경감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주택통계만 냉철히 봐도 수요·공급을 중심으로 주거정책이 가야 할 길이 보인다. 정치적 선동이나 환상적 구호가 앞서면 주택시장 안정은 점점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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