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목표로 했던 구글의 계획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발표한 갤럭시Z 시리즈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16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는 구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차세대 폴더블폰인 '픽셀 폴드'를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올해는 물론 내년 상반기에도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픽셀 폴드가 올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픽셀 폴드는 구글이 '패스포트'(passport)라는 코드명으로 2년간 심혈을 기울인 제품이다. 앞서 유명 정보기술(IT) 팁스터(정보 유출가)인 에반 블래스는 "픽셀 폴드가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기술(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 역시 최근 "픽셀 폴드가 올 4분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로스 영 DSCC 최고경영자(CEO)는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픽셀 폴드의 경쟁력이 크지 않고,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것은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IT 매체 폰아레나도 "덜 구워진(완벽하지 않은) 제품을 서둘러 내놓는 것보다는 출시를 미루는 것이 낫다"고 구글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와 관련 DSCC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040만 대에서 1000만 대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픽셀 폴드는 7.6인치 대화면 내부 디스플레이에 커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형태다. 내부에는 120㎐ 고주사율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 칩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 시리즈와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제품 하드웨어 스펙 측면에서 '갤럭시Z폴드3'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갤럭시Z폴드3는 폴더블폰 최초로 ▲스타일러스펜(S펜) 입력 지원 ▲방수 기능 탑재 ▲언더패널카메라(UPC) 장착 등 기능을 갖췄다. 가격 또한 199만 8700원(256GB)으로 저렴해졌다. 전작인 '갤럭시 폴드 5G'와 '갤럭시Z폴드2' 대비 40만원 가량 인하됐다. 구글로선 기능과 가격 경쟁력에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달리 중국 업체들의 차세대 폴더블폰 출시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IT 매체 GSM아레나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르면 연내에 갤럭시Z 플립3과 같은 폼팩터(외관)의 폴더블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샤오미 역시 클램셀(조개껍질) 형태의 폴더블폰 신제품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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