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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시가총액 1467억달러(약 173조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중 3위 자리를 꿰찼다. 폭스바겐(약 162조원)마저 넘어섰다. 리비안 앞에는 일본 토요타(약 352조원)와 테슬라(약 1235조원)가 있다. 시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주가 수준이라는 반응이 많지만 투자업계에서는 "기존의 시각으로 리비안을 이해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리비안 상승 이유는
리비안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15.16% 오른 172.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상장 후 단 5거래일만에 70.76% 올랐다. 장중 179.4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리비안 주가 상승을 놓고 월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뚜렷한 매출을 나타내지도 못한 상황에서 (리비안의 주가 상승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리비안은 공식 매출이 0달러다. 지난 9월 전기차 픽업 트럭(R1T)을 인도했으나 대부분 직원 물량이었다. 지금도 하루에 4대를 생산하는 수준이다. 2019년 4억2600만달러, 2020년 10억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리비안 조차도 당분간 순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승 동력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리비안 사업 초기부터 투자해온 파트너다. 리비안의 전기차가 아마존의 물류 자동화를 위한 '혈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 산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Zoox) 등과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또 다른 상승축은 사전 예약 대수다. 10월말 기준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IS는 총 5만5400대의 사전 예약 대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아마존이 사전 주문한 전기 밴(Van) 차량 10만대가 더해지면 사전 예약 대수는 15만5000대 수준이다. 5만5400대 예약에 따른 예상 매출액은 약 40억달러다. 여기에 아마존 주문에 따른 매출은 약 64억달러다. 합치면 104억달러가 된다.
◆주가매출비율(PSR)로 따져보니
고성장하는 스타트업에는 이익이 반영되는 주가수익비율(PER)보다는 주가매출비율(PSR)을 적용하곤 한다. 매출 104억달러를 시가총액 1400억달러에 적용해서 산출되는 PSR은 13.4배 수준이다. 테슬라는 20배대에서 거래중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꿈을 인정하고 있는 시장인만큼 스타트업에게 기존의 시장 문법과는 다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미래 기대를 과도하게 반영한 건 맞지만 테슬라와 아마존이 걸어온 길과 PSR 수준을 따져보면 무작정 고평가라고 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대량 생산 설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게 역설적으로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토요타, 폭스바겐, 포드, 제네럴모터스(GM) 등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무관치 않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만 하더라도 전기차 시대를 맞아 울산공장의 설비는 뜯어내야 하고, 자동화에 따라 인력 감축을 해야하는데 이 과정이 순탄치 않다"며 "기존 완성차 업체의 생산능력은 미래에 투자하는 투자업계에서 보기에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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