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과 함께 YH25724에 대한 유럽 1상시험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두 회사는 건강한 과체중 남성 80여 명에게 YH25724를 한 번 투여한 뒤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을 평가할 예정이다. 임상 1상 완료 목표 시점은 내년 6월이다.
YH25724가 1상에 진입하면서 유한양행은 1000만달러를 받게 됐다. 유한양행은 2019년 7월 당시 동물시험 단계였던 이 물질을 베링거인겔하임에 넘기면서 임상이 진척될 때마다 기술료를 받는 형태의 계약을 맺었다. 신약으로 등재되면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292억원)를 받는 구조다. 계약금 4000만달러는 계약 즉시 받았다.
NASH 치료제는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치료제 중 하나다. NASH는 술을 먹지 않는데도 지방간 수치가 높아지면서 간에서 섬유화가 일어나는 대사질환이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가 알코올성 지방간염보다 많지만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는 나오지 않았다. 업계에선 NASH 치료제가 나오면 30조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D, 길리어드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한미약품 브릿지바이오 등 국내 기업이 도전장을 내민 이유가 여기에 있다.
YH25724는 인슐린 분비를 늘리는 호르몬인 GLP-1과 당·지질 대사를 조절하는 세포성장인자 FGF21을 결합한 약물로, 전임상에서 간 세포 손상과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국내 정상급 바이오기업들과 함께 진행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마일스톤이란 성과로 돌아오고 있다”며 “마일스톤 수령 금액을 새로운 후보물질 발굴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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