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병목현상을 피해간 네이버, 카카오 등이 속해 있는 서비스업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9.53% 증가했다.
이 밖에 조선 수주가 크게 늘어난 운수장비(276.49%), 전기전자(42.0%) 등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반면 설비투자가 줄어들면서 건설(-9.4%), 기계(-3.58%) 업종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섬유의복(-6.99%)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베트남 등 주요 생산 기지가 셧다운되면서 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매출과 이익이 동반 감소했다.
올 3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시 전반에 피크아웃 우려가 확산되면서 실적이 좋은 기업의 주가도 움직이지 못했다. 철강 업종이 대표적이다. 철강금속 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9.03% 급증했지만 실적 발표 다음날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0.53%, 1.20% 하락했다.
HMM도 마찬가지다. 전년 대비 720% 급등한 2조27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주가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17일 3.72% 하락한 2만5850원에 마감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정부 규제 악재를 딛고 호실적을 발표한 인터넷 업종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실적과 관계없는 성장주 테마가 3분기 실적 발표 기간 크게 오르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유난히 실적과 주가의 상관관계가 떨어진 실적 시즌이었다”며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하면서 ‘올해 선방한 업종이 다음 분기와 내년에도 비슷한 실적을 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짙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유가증권시장 12개월 선행 순이익 추정치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 초 196조8825억원이던 전망치는 지난 16일 기준 193조3911억원으로 1.77% 하락했다.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 추정치(약 8%) 역시 올해(약 65%) 대비 크게 줄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데다 내년에는 재정지출도 올해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돼 3분기 이후 실물 경기가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증시에서 실적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이제는 ‘증시에서 소외됐던 업종’에 눈길을 주라는 조언이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자동차 등 업황 사이클이 좋아질 수 있는 기대감이 남아있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피난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은 “실적 모멘텀이 꺼지는 구간에선 배당주, 리츠 등 안전한 종목으로 대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심성미/고재연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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