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포인트)'조차 지키내지 못하는 나날입니다. 국내 증시와 달리 신고점 랠리를 이어가는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연금개미들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하지만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국내외 상장주식 개별 종목 투자는 불가능합니다. 이럴 때는 해외주식형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수익률 톱5 중 4개가 해외주식형 펀드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퇴직연금 펀드 중 5년 누적 수익률 1위는 '메리츠 차이나펀드'였습니다(상장지수펀드 제외). 설정된 지 5년이 넘어 5년 수익률을 확인 가능한 펀드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입니다.메리츠 차이나펀드는 중국 본토, 홍콩, 미국, 유럽에 상장돼있는 중국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5년 누적 수익률은 231.23%입니다.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257.94%로, 연 환산 수익률은 26.68% 수준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홈페이지에 적어둔 총 보수는 연 1.28%입니다.
2위는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로, 글로벌 기술주와 기술 혁신의 혜택을 받는 기업 등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5년 수익률은 207.01%에 달합니다.
뒤이어 '삼성 픽테로보틱스펀드'(5년 누적 수익률 178.80%)', 'KTB VIP스타셀렉션펀드(5년 수익률 174.19%)', 'AB 미국그로스펀드(5년 수익률 173.10%)' 등이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5년 수익률 상위 5개 펀드 중 'KTB VIP스타셀렉션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4개가 모두 해외주식형 펀드였습니다.
물론 수익률이 전부는 아니죠. 현재 수익률이 높다고 향후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요.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총 보수를 따져봐야 합니다. 개별 펀드와 자산운용사의 운용 규모(순자산)도 펀드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해외주식형 펀드 맛집' 자산운용사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해외주식형 펀드의 자산운용사별 운용 규모(순자산)을 보면 피델리티자산운용이 1조5422억원으로 가장 큽니다. 그 다음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9279억원), AB자산운용(8594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7100억원), KB자산운용(5169억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연금개미도 서학개미·ETF가 대세
연금개미들은 해외 증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늘려나가는 추세입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해외 자산을 60% 이상 편입한 글로벌 펀드 적립금은 2017년 말부터 올해 3분기 말까지 연 평균 60% 이상 증가했습니다. 국내 펀드의 경우 훨씬 낮은 연 평균 6.6%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올해 3분기 말 기준 5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이유가 드러납니다. 퇴직연금 전체 펀드의 5년 누적 수익률은 38.9%였습니다. 국내는 33.1%, 글로벌 펀드는 47.7%였습니다. 글로벌 펀드 중에서도 해외자산을 60% 이상 편입한 글로벌 펀드의 5년 누적 수익률은 61.8% 수준이었습니다.
ETF 투자 열기도 이어지고 있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따르면 ETF 퇴직연금 투자액은 2019년 18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3000억원까지 늘어났습니다. 투자가 간편하고 투자 종목을 확인하기 쉽고 자산 배분 측면에서 강점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ETF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 퇴직연금 계좌를 옮기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에서만 ETF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거든요.
퇴직연금 상품 직접 비교해보고 싶다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퇴직연금 펀드는 어떤 게 있는지, 수익률은 어떤지, 어떤 판매사에서 취급하는지 궁금하다면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연구원' 인터넷 사이트의 '퇴직연금상품' 코너를 참고할 만합니다. 각 판매사 창구나 사이트에서도 해당 판매사가 취급 중인 퇴직연금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긴 하지만, 전체 퇴직연금 상품을 비교해볼 수 있는 사이트를 찾고 계시다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이 사이트에서는 상품성향(매우 높은 위험·높은 위험·다소 높은 위험·보통 위험·낮은 위험·매우 낮은 위험)과 상품 유형(주식형·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채권형·MMF), 투자 지역(국내·해외) 등 기준에 따라 상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매월 1일에 전달 1일 기준 수익률이 갱신됩니다.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 사이트에서도 연금상품 비교공시를 확인할 수 있지만 분기 기준으로 갱신됩니다.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투자 상품도 점점 더 다양해집니다. 타깃데이트펀드(TDF), 타깃인컴펀드(TIF), 타깃리턴펀드(TRF) 같은 이름들도 한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다음 시간에는 이 'T 3총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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