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짓누르는 대규모 IPO…시총 늘어도 지수는 안오른다

입력 2021-11-18 15:39   수정 2021-11-19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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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이 10% 가까이 늘었지만 지수는 1%도 상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상장(IPO)한 대형 공모주가 증시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지수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올초 대비 8.75% 늘었다. 올초 2424조원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17일 기준 2636조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6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 들어 시가총액이 크게 늘었는데도 지수는 반등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대형 공모주 상장을 꼽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당일 시가총액이 역대 가장 큰 종목 1~3위가 모두 올해 상장했다. 카카오뱅크(상장일 시가총액 33조2000억원), 카카오페이(25조2000억원), 크래프톤(22조2000억원) 등이다. 올 들어 5조원 이상의 IPO도 7건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12조9000억원), SKIET(11조원), 현대중공업(9조9000억원) 등이다.

대형 IPO가 대거 출현하면서 국내 증시의 유동성을 지나치게 흡수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수를 추종하는 각종 패시브 자금은 기존 종목을 덜어내고 대형 IPO 종목을 담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 IPO 종목이 출현하면 각종 패시브 자금은 새 종목 비중을 늘리고 기존 종목 비중을 줄이기 때문에 기존 종목의 주가가 오를 유인이 사라진다”며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0%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은 유가증권시장 전체가 유상증자에 나선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공모주에 쏠린 자금이 증시에 골고루 분배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벤처캐피털(VC) 등 IPO 기업에 투자한 초기 투자자는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가 많고, 공모주 펀드 등 기관 자금은 공모주 상장 이후 또 다른 공모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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