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경색에 흔들리는 기업 신용도…자동차·의류·제지 기업 '노란 불'[김은정의 기업워치]

입력 2021-11-18 15:15  

이 기사는 11월 18일 15: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공급망 경색이 내년 산업별 신용 위험을 좌우할 전망이다. 산업별로 타격을 입는 수준이 달라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와 재무안정성에도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경색이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점검 결과는 내년도 산업별 신용위험 전망에 반영할 계획이다.

글로벌 공급망 경색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과 미국 항만의 컨테이너 하역 지역, 의류 생산 기지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락다운(봉쇄 조치)에 따른 생산 지연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수년간 해운 업체들이 공급 조절 기조 속에서 컨테이너 박스 투자를 늦춘 것이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컨테이너 박스 부족 사태에서 시작된 병목 현상은 이후 하역·적재 지연, 트럭·열차 등 육상운송 수단의 미국 내 연계 지연, 내륙 물류 창고 공간 부족, 중국·동남아시아 항만의 간헐적인 가동 중단 등 공급 사슬 전반에 걸친 복합적인 문제로 확산됐다.

올 상반기엔 한파, 화재, 정전 등 재해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과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의 후공정을 담당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락다운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심화시켰다. 올 3분기엔 베트남 등 주요 의류 생산 기지 국가들의 락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겨울용 의류 생산량이 계획에 미달하고 있다.

최근엔 국내에서 요소수 공급 차질 이슈가 불거졌다. 요소의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석탄공급에 애로가 있던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면서 발생한 원재료 공급 차질 문제다. 국내 요소수의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려워 국내 물류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공급망 경색은 소비국과 생산국의 경제 회복 속도의 차이에서 발생한 측면도 있다"며 "선진국은 지원금 배포를 통해 소비 여력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개발도상국들의 경기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 제지, 의류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인센티브 감소와 환율 상승 등으로 손익·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완화하겠지만 국내 공장 생산물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어 물류비 증가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제지 업종은 내수를 크게 초과하는 생산 능력 보유로 수출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경색의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물류 적체로 인한 해상 운임 상승으로 운송비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의류 업종 역시 올 3분기 의류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글로벌 물류 대란이 지속되면서 원재료와 제품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매출 회복 속도가 가파르지 않은 상황에서 제조원가와 운송비 부담이 커지다 보니 영업실적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글로벌 공급망의 원활한 복원이 내년 1분기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원무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수출 의존적인 국내 경제 구조에 분명히 부정적인 이슈"라며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수입량 축소가 중국의 수출량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며,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국내 수출 업체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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