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전문가들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이 전반적으로 높았다고 평가했다. 국어는 작년과 난이도가 비슷했고 수학은 작년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어도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분석이 많다. 올해 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계열 구분이 없어지고 국어·수학영역에 선택과목이 도입됐다. 입시업계 일각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른 수험생 간 유불리가 크게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어 공통과목의 경우 문·이과 통합 수능 취지에 맞춰 계열 특성을 반영한 문제는 없었다. 지문이 짧아졌지만 추론과 분석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 풀이에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소속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국어영역은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중하위권 학생들에겐 어려웠던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6월 모의평가의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6점으로 지난 수능(144점)과 비교해 2점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울수록 올라가고, 140점대 중후반이면 까다로운 시험으로 평가된다.
2교시 수학영역은 확실히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다. 대입상담교사단 김정환 대구 혜화여고 교사는 “6·9월 모의평가와 대체로 난이도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올해 6·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6월 146점, 9월 145점으로 지난해 수능 때의 137점에 비해 8~9점 상승했다. 특히 선택과목인 ‘기하’가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3교시 영어영역도 작년에 비해 어려웠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작년에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쉽게 출제됐다”는 반응이 나오자 이를 고려해 변별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EBS 연계 비율도 70%에서 50%로 축소된 데다 연계방식이 직접연계에서 간접연계로 바뀌면서 학생들 사이에선 “체감 난도가 상당히 높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이 지문을 모두 읽고 답을 고르기가 매우 어렵고 시간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입상담교사단은 “국어와 수학영역 모두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려는 출제진의 노력이 엿보인다”고 총평했다. 상담교사단은 수학영역에서는 초고난도와 고난도 문항이 줄고, 중간 수준의 문항이 늘어남에 따라 만점자도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입시업계에서는 선택과목 유불리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어와 수학영역에서 대체로 공통과목은 어렵고 선택과목은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몇몇 전문가는 “선택과목에 따라 성적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국어영역에서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에 비해 어렵게 출제돼 해당 과목 선택자들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언어와 매체는 35, 36번 문항 지문이 중세 국어에서 출제돼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언어와 매체 선택자들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수학영역에서의 ‘문과 약세’ 현상이 6·9월 모의평가에 이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 위주의 확률과 통계 응시생들이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에 비해 점수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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