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비싸"…아마존, 英 비자카드 안받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내년 초부터 영국에서 발행한 비자카드로는 결제를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카드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이유에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내년 1월 19일부터 영국에서 발급된 비자카드는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비자카드 주가는 장중 한때 5% 이상 급락했다. 종가는 4.7% 하락한 205.06달러였다.

CNBC는 “아마존이 비자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협상력을 얻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자카드는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디지털 온라인 거래를 하는 가맹점에 부과하는 환전 수수료를 올해 초 인상했다. 신용카드는 1.5%, 직불카드는 1.15%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이 환전 수수료에 대한 EU 상한선을 적용받지 않게 되면서 카드사 등 결제업체들이 요금을 올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브렉시트가 원인은 아니다”며 비자카드 수수료는 오래된 문제라고 해명했다.

아마존은 올초에도 호주와 싱가포르에서 비자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0.5%의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하는 등 비자카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자체 결제 시스템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비자카드와 관계 끊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마존은 영국 이용자들이 아마존 브랜드 신용카드를 이용할 경우 첫 결제 때 20파운드(약 3만2000원)를 할인해주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등이 아마존과 제휴한 브랜드 신용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