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난타 당했던 '난타'가 온다

입력 2021-11-18 17:55   수정 2021-11-18 23:36


공연 한류의 원조인 비언어극 ‘난타’가 재개막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은 지 21개월 만이다. 국내 공연은 물론 해외 공연까지 준비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송승환 PMC프로덕션 예술감독(사진)은 18일 서울 명동난타전용관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다음달 2일 난타 공연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송 감독은 “길어야 한 달 정도 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1개월이 걸렸다”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드디어 극장 문을 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배우 송승환이 제작한 난타는 1997년 초연 이후 큰 인기를 누렸다. 누적 관객 수는 1400만 명에 달한다. 단순히 북을 두드리는 게 아니라 주방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담아내고 익숙한 전통 리듬을 가미해 다양한 세대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해외에도 적극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58개국 318개 도시에서 투어를 전개했고, 2003년엔 한국 공연 중 처음으로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2000년 명동난타전용관을 설립한 데 이어 2008년엔 제주난타전용관을 만들었다. 2015년엔 중국 광저우에 전용극장을 열었다.

송 감독은 “난타는 초연 이후 거의 매일 쉬지 않고 공연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오랫동안 문을 닫았다”며 “과거 메르스, 사스 때도 며칠 정도만 멈췄을 뿐 이렇게 길게 닫은 적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로 인한 고충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공연을 못 하는 동안 제작사, 배우, 스태프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대에서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이 택배, 대리기사, (식당) 서빙까지 하면서 많이 힘들었죠. 다시 분장실에 모여 커피를 마시며 ‘이 공간으로 다시 돌아오는 게 정말 힘든 일이었구나’라고 얘기했어요. 어렵게 돌아온 만큼 더 열심히 두드리겠습니다.”

난타 관객 중 대다수가 외국인 관광객이었기 때문에 객석 수를 이전처럼 채우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송 감독은 공연을 이어가며 기회를 기다릴 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난타 관객의 70~80%가 외국인 관광객이었습니다. 아직은 문을 열기에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너무 오랫동안 공연하지 않으면 잊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이 오기 어렵지만, 국내 관객 중에서도 난타를 보지 않은 분이 많으니 더욱 공연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송 감독은 “해외 공연은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9월 미국 투어는 이미 계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공연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송 감독은 “대면 공연이 힘들어지니까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경우가 늘어났지만 난타는 현장에서 진가가 보이는 공연이며 영상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난타의 재개막 소식이 알려지면서 예약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공연 관계자는 “가족 단위 관객들의 예약과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송 감독은 난타가 어려운 시기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쾌한 공연임을 강조했다. “초연 당시 외환위기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었지만 ‘난타를 보고 나면 시원하고 통쾌하다’는 분이 많았어요. 지금도 코로나19로 힘들지만 난타가 새로운 희망과 위안을 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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