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값 16개월 만에 '최고'…"원화 약세는 제한" 전망

입력 2021-11-19 11:17   수정 2021-11-19 11:18

달러값이 1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향후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는 경상수지 호조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 둔화 등으로 완만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1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지난 16일 기준 95.9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엔 장중 96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달러 가치가 급등한 이유는 10월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7%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1.4~1.5%)를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에도 소비가 유지되면서 중앙은행(Fed)의 더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2%로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물가압력확대에 따른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며 "독일 및 주요 유럽국가들의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유로화가 급락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달러화 가치가 치솟고 있지만 원화의 약세 폭은 제한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오른 1183.5원에 개장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에도 원·달러는 118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1198.80원(10월 12일)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는 1200.40원까지 오르면서 15개월 만에 120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달러화 강세와 비교해봐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1240원대(5월25일 종가)까지 올랐다.

달러화 강세를 촉발한 원인이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지난해 달러화 강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달러화 강세는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도 미국 주식과 유럽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머징 주식시장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간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18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7포인트(0.34%) 오른 4704.5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2.14포인트(0.45%) 상승한 1만5993.71로 각각 장을 마쳤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은 지난 8~10월 오버슈팅을 오히려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8월 이후 원-달러는 30원 이상 벌어졌지만, 최근 달러지수로 추정한 원-달러와 실제 원-달러의 차이는 10원 이내로 축소됐다"고 짚었다.

여기에 국내 수급 측면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거주자 외화예금은 전월 대비 65억7000만달러 증가한 10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증가폭 기준으로도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컸다.

김효진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한국 무역수지 흑자는 축소되고 있지만, 기업들이 추가 원·달러 상승 기대로 환전을 미루고 있다"며 "10월 기업의 외화예금은 820억달러로 더 늘어난 만큼, 미뤄놨던 환전수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당분간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달러 강세를 지지하겠지만, 원화 약세는 완만한 수준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작년보다 63% 가까이 증가했다"며 "금융계정 내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소폭 둔화되며 국내 공급되는 달러 유동성도 고점을 통과한 만큼,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70원 수준의 완만한 원화 약세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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