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많은 與선대위 반면교사"…'양김' 영입에 다시 선그은 김종인

입력 2021-11-19 17:45   수정 2021-11-20 00:42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전 새천년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영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재차 밝혔다. 선대위 ‘원톱’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유력한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를 견제하려는 윤 후보 측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개인사무실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사무총장의 예방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선대위가 사람만 잔뜩 늘려놓다 보니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내부 불만만 나온다”며 “윤 후보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윤 후보 측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김 전 대표를 국민통합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에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어떤 사람이 중요한지를 알아야지, 아무나 사람이면 다 중요한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이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상임선대위원장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과거 인연이나 개인 친소 관계로 (인사를) 생각하면 안 된다”며 “선거를 앞두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김병준·김한길’의 신(新)3김 공조를 기대하는 윤 후보 측과 ‘원톱’을 주장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 사이에서 선대위 인선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선거 전략과 조직, 공약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생각이지만, 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 전 대표가 가세할 경우 권한 분산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김병준 전 위원장은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하고 있어 경제 공약 구상에서 갈등이 불가피하다. 민주당 계열에서 ‘책사’ 역할을 해왔던 김 전 대표와도 역할이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거대한 정치 조직의 인사는 처음인 만큼 경험이 많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조언을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김병준 전 위원장이 도와주시기로 했다”며 선대위 합류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 전 대표에 대해서는 “김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윤 후보는 친소 관계에 따른 인선을 비판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지적에는 “그분들을 안 지 얼마 안 된다”며 “인간적인 친소 관계에 따른 것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동훈/성상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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