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겨냥한 듯 "강제·아동 노동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입력 2021-11-19 17:37   수정 2021-11-20 00:26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9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이어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났다. 안 장관과의 면담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미국 통상 장관이 한국의 고용부 장관을 따로 만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양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명시된 노동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30분간 비공개로 한 이날 면담에서 안 장관은 한국 정부가 ‘노동존중사회’ 구현을 목표로 국제노동기구(ILO) 3개 핵심 협약을 비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국제 수준의 노동기본권 신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타이 대표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노동자 중심(worker centered) 통상 정책’을 소개하고 국제노동기준 증진을 위한 양국의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미국 측이 제안한 것은 △한·미 FTA 노동 장(章) 협력 메커니즘을 활용한 협력 강화 방안 △제3국에서의 노동권 증진을 위한 양자 협력 △국제공급망에서의 강제노동과 착취적 관행 근절을 위한 양자 협력 등이다.

타이 대표는 특히 “미국은 강제노동, 아동노동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외교·국방 분야처럼 노동 분야에서도 (강제노동·아동노동을 막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과 타이 대표는 한·미 FTA 노동 장에 명시돼 있는 협력 메커니즘 이행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내년 상반기 ‘제2차 노동협의회’ 개최 등을 협의했다. 한·미 FTA 노동 장에는 ‘필요 시 노동협의회를 열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2013년 1차 노동협의회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그 밖에 양국 협력사업으로 제3국에 진출한 양국 기업들이 현지 노동법을 준수하고 근로자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역량 강화 사업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타이 대표는 이와 함께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이 겪는 노사 문제 등 기업 운영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한국GM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잇따라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신경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선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구속 등에 대한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로 바뀌면서 노동 관련 정책 기류도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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