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할리우드 승부수'…라라랜드 제작사 품었다

입력 2021-11-19 17:28   수정 2021-11-26 16:10

CJ ENM이 9200억원을 투입해 영화 ‘라라랜드’ 등을 만든 미국 제작사 엔데버콘텐츠를 인수한다. CJ ENM이 1995년 문화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이를 통해 CJ ENM은 글로벌 제작 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미국 유럽 등 각국에 걸친 콘텐츠 유통 네트워크까지 단숨에 확보하게 됐다.

CJ ENM은 19일 엔데버콘텐츠 지분 80%(7만9211주)를 7억7500만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엔데버콘텐츠의 기업가치는 8억5000만달러(약 1조원)로 책정됐으며, 인수 절차는 내년 1분기 마무리된다. CJ ENM은 인수 목적에 대해 “글로벌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멀티스튜디오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엔데버콘텐츠 모회사인 엔데버그룹은 1898년 설립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4조원대에 달한다. 엔데버콘텐츠는 2017년 설립된 엔데버그룹의 자회사로 영화, 드라마를 제작·유통하고 있다.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인기 영화를 비롯해 영국 BBC 드라마 ‘킬링 이브’ ‘더 나이트 매니저’ 등의 제작·투자·유통 등에 관여했다.

CJ ENM 관계자는 “엔데버콘텐츠와 같은 우수한 역량을 지닌 글로벌 스튜디오가 M&A 시장에 나오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마자 태스크포스를 결성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번 M&A로 CJ ENM은 할리우드 제작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콘텐츠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CJ ENM은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이후 꾸준히 미국 제작사와의 협업을 시도해 왔다. 지난해 2월엔 ‘미션임파서블’ 등을 제작한 스카이댄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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