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을 맡은 한준호 의원이 "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며 영부인 비교 논란을 일으키자 여성단체들은 이를 비판하며 한 의원의 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여러 가지 이슈로 분열된 우리 사회를 또다시 새로운 갈등으로 갈라치고 있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온 국민의 분노가 끓어오르는데도 불구하고 당사자의 사과는 물론, 여당 여성의원들의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은 출산 도구인가. 언제부터 우리 사회에 출산하지 못한 여성이 비판의 대상이 되었는가"라며 "여성의 출산 유무조차 갈라치기 하는 이러한 정치가들의 행태가 참으로 통탄스럽다"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여성을 임신과 출산의 도구로 취급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며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서라면 본인들이 주장했던 젠더감수성과 성인지감수성조차 내팽개치는 이들의 만행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글을 지웠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켜보는 여성들의 상처까지 지울 수는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한준호 수행실장을 즉각 경질하고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글을 남겼다. 김혜경 씨 슬하에 두 아이가 있지만, 김건희 씨는 출산하지 않고 반려동물만 키우고 있다는 점을 비교한 것.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한 의원은 "김혜경 vs 김건희"로 표현을 수정했다. 김건희 씨는 과거 윤 후보와 어렵게 가졌던 아이를 유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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