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로 영입했다. 당초 김병준, 김한길 영입안에 대해 ‘비토(반대)’의사를 분명히 해왔던 김종인 위원장이 한발짝 물러나면서 선대위는 ‘3김 체제’로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 후보는 21일 서울 이촌동에서 김한길 전 대표와 일대일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괄 선대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이 맡고, 상임 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그와 별개로 새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김 전 대표가 정권교체에 함께하기로 했다”며 “새시대준비위원회의 구체적 조직과 인사 등은 김 전 대표와 앞으로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중도 또는 합리적 진보인 분들과 어우러져 정권교체를 위해 기여하겠다”며 “국민의힘도 이제는 중원을 향해서 두려움없이 몽골기병처럼 진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김’ 영입에 부정적인 뜻을 밝혀온 김 위원장도 전날 윤 후보와의 회동 직후에는 “결과적으로 선거는 후보가 꼭 당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자기 나름대로 거기에 맞게 결론을 낼 수 밖에 없다”며 한발짝 물러섰다. 세명의 ‘전략통’들이 동시에 영입되게 되면서 이들의 ‘화학적 결합’ 여부가 선대위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김 전 위원장과 김병준 전 위원장은 과거 경제 3법·경제민주화 등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뜻을 달리하며 날을 세워온 바 있어, 윤 후보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주요 직책들이 채워지면서 선대위 출범 준비 작업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측에 따르면, 늦어도 이번주 중반 정도에는 선대위가 공식적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후보를 옆에서 보좌할 비서실장, 함께 선거를 도울 공동선대위원장 등 일부 인사에 대한 조율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비서실장에는 윤 후보와 경선때부터 함께해온 장제원 의원이 유력하다. 장 의원은 윤석열 캠프에서 선거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경선 도중 아들 문제로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윤 후보의 신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예배에도 장 의원과 함께 했다. 장 의원이 직접 일정을 마련하고 현장에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공식 임명 전임에도 마치 ‘예비’ 비서실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공동선대위원장 자리의 경우, 원외 전문가들로 채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당초 공동선대위원장직으로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거론됐지만, 이른바 ‘올드맨’들이 대거 영입될 경우 중도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조차 나오면서 윤 후보측이 조정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외부전문가 없이 중진급 13명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더불어민주당의 선대위와 차별점를 두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특히 과거 진보진영 인물이었지만, 현재는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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