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스토킹' 살해 당한 30대 여성…가족과 마지막 카톡보니

입력 2021-11-21 17:22   수정 2021-11-21 17:23


전 남자친구로부터 스토킹을 당하다 살해당한 30대 여성 A 씨가 사건 발생 직전 부모님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A 씨의 가족은 지난 20일 SBS에 가족 카톡방에서 이뤄졌던 대화를 공개했다. A 씨는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님에게 한약을 지어주기 위해 어머니에게 현금 카드를 선물로 보냈다. A 씨의 어머니는 사건 당일 이를 받았다.

어머니는 카톡방에서 "카드 잘 받았어. 엄마, 아빠, 한약 먹고 건강할게. 고마워"라고 말했고 A 씨는 "홧팅, 영수증 보내주세요"라고 답했다.

몇 시간이 지난 뒤 어머니는 A 씨에게 "어디야"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미 사건이 벌어진 뒤였다. A 씨 어머니는 "우리 집은 끝났다. 이게 말이 되느냐. 행복한 가정이 파괴됐다"며 분노했다.

유족에 따르면 A 씨는 전 남자친구에게 1년 넘게 스토킹과 협박을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을 끼칠지 우려한 A 씨는 이러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어머니는 "꾸준히 1년 넘게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 전에 처음 들었다"며 "부모님이 걱정한다고 저희한테 말도 안 하고, 스마트워치 하나 믿고 말을 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A 씨 친구들에 따르면 그의 전 남자친구는 목을 조르고, 칼을 들고 협박하는 등 데이트 폭력을 일삼았다. 전 남자친구의 폭력에 A 씨는 맨발로 도망간 적도 있으며 휴대전화를 빼앗겨 협박성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삭제당하기도 했다.

앞서 A 씨는 전 남자친구가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다며 지난 7일 경찰에 분리 조치를 요청했다. 경찰은 A 씨를 데이트 폭력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하고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에 나섰다.

전 남자친구의 협박으로 인해 두려움에 떨던 A 씨는 사건 발생 전날까지 지인의 집에서 생활한 뒤 혼자 거주하던 오피스텔로 돌아와 변을 당했다. A 씨는 경찰과 통화에서 "아직 전화하거나 찾아오지 않았다"며 "심리적으로 안정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A 씨는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오전 11시 29분과 33분 두 차례 긴급 호출했다. 하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11시 35분께 이미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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