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드네임 '키홀' "열쇠 구멍까지 본다"…中 '야오간' 인해전술, 12만 개발 인력 투입

입력 2021-11-21 17:29   수정 2021-11-22 01:06

미국은 정찰위성의 첨단을 달리는 국가다. ‘열쇠 구멍까지 훔쳐본다’는 뜻의 코드네임을 지닌 ‘키홀(Key Hole, KH)’ 위성이 대표적이다. 정확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 외신은 최근 운용 중인 KH-12 시리즈가 5㎝에 이르는 초정밀 해상도를 갖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알려진 10~15㎝ 해상도보다 세밀한 수준이다. 사람의 얼굴과 체형을 우주에서 식별 가능할 정도다. 관할 부처인 미국 국가정찰국(NRO)은 해마다 한두 개의 정찰위성을 새로 배치하며 수십 대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체당 가격은 최소 2조원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중국항공항천공사(CNSA)와 인민해방국 총참모부를 중심으로 자국군이 운용할 정찰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위성정보통신학회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에 관련된 중국 연구기관이 130여 개에 달하고, 투입 인력도 12만 명이 넘는다. 대표 위성은 ‘야오간(Yaogan)’ 시리즈다. 이달 초 신형인 ‘야오간 32호02조’가 발사됐다. 중국은 올해 1월 ‘야오간 31호02조’, 5월 ‘야오간 30호08조’를 연이어 쏘아 올렸다. SAR 위성, 광학위성 등 다양한 종류로 해상도는 20~50㎝로 전해졌다.

일본 역시 정찰위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정찰위성 ‘고가쿠 7호기’를 쏘아 올렸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설 동향 등을 파악하려는 목표다. 2023년까지 해상도를 25㎝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2024년까지는 10개의 정찰위성을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이미 10조원 넘는 금액을 정찰위성 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직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정찰위성은 과학기술 부처와 군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분야로, 선진국은 부처 간 유기적 결합이 잘 이뤄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가 부처 장벽을 허물고 연구와 투자 등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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