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전 극단선택 30대 남녀…알고 보니 동업자 폭행 살해

입력 2021-11-22 17:32   수정 2021-11-22 17:33


5개월 전 강릉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30대 남녀가 동업자를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18일 오후 3시3분께 강릉시 포남동 한 아파트에서 남성 1명과 여성 2명, 반려견 1마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30대 남성 A씨와 그의 60대 모친, 30대 여자친구 B씨로 확인됐고, 이들은 수일 전 서울에서 렌터카를 타고 강릉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에서 '죽음으로 사죄하려 한다'는 미심쩍은 메시지를 발견했고, B씨의 주소지 수사를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와 공조했다.

송파경찰서는 B씨의 집 안에서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이는 30대 남성 C씨의 시신을 발견한 뒤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수사 과정에서 세 사람이 온라인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동업자였던 점을 확인했고, B씨의 휴대전화에서 A씨가 C씨를 질책하는 영상이 발견됐다.

경찰은 국과수 감식 결과 C씨의 사인이 '경구 압박 질식 가능성 및 둔력에 의한 손상'이었고, 진공청소기 파이프에서 C씨의 유전자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A씨와 B씨가 C씨의 죽음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경찰은 이 같은 증거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이들의 대화 정황 등 퍼즐을 맞춘 결과 A씨와 B씨가 6월5~6일께 C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렌터카를 빌러 떠돌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정황상 이들이 살인을 하려는 고의성은 없었지만 A씨와 B씨가 C씨를 폭행한 뒤 자고 일어나 보니 C씨가 숨진 것을 확인해 상해치사 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피의자들이 모두 숨진 탓에 죗값을 물을 수 없어 경찰은 이달 중순 해당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한편, A씨의 어머니는 해당 사건과 관련이 없지만 이들과 함께 다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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