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기업인 램테크놀러지가 23일 자사를 사칭한 보도자료 때문에 곤욕을 치루고 있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상한가를 찍었다가 현재는 대폭 내리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램테크놀로지 주가 급등의 원인은 '가짜 보도자료' 때문이다. 전날 일부 언론에게 배포된 '초순도 불화수소 기술 개발'이라는 보도자료는 회사 측이 배포한 자료가 아니다. 이 사칭 보도자료에는 "램테크놀러지가 액체와 기체 형태의 초고순도 불화수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는 해당 보도자료가 기사화된 직후 램테크놀러지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는 점이다. 전날 램테크놀러지는 2050원(29.97%) 오른 8890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틀 연속 상한가(장중 최고가 1만1550원)를 찍은 뒤 오후 2시17분 현재 전날보다 830원(9.34%) 내린 80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보도자료는 실제 홍보대행사나 회사 측이 만든 자료가 아니라 누군가 만든 가짜 보도자료이다. 이 자료에는 특허 번호부터 램테크놀로지 홍보 담당자 연락처까지 기재돼 있다. 마치 램테크놀로지가 특허 등록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낸 것처럼 꾸며냈다.
램테크놀로지는 사칭 보도자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배포 주체와 경위는 현재 파악중이며, 사실관계 확인으로 인해 공문 발송이 늦어진 점 양해를 구한다"면서 "이번에 배포된 사칭 보도자료는 회사나 IPR대행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증권업계는 램테크놀러지의 주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가짜 보도자료'를 만들고, 주주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특허 뉴스를 가공해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회사 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고, 더군다나 중요 기술의 경우 내부 보안을 철저히 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램테크놀러지 IPR대행사인 IFG파트너스 관계자도 "회사의 공식 이메일이 아닌 포털사이트 이메일 주소로 보도자료가 배포된 것으로 안다"며 "이 사칭 보도자료를 보면 실제 회사 홈페이지, 번호는 램테크놀로지 IR담당자 연락처가 기재돼 있으며, 특허청에 들어가서 원본을 캡처해 자료화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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