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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2023년 8월 양산하게 될 무인 택시인 ‘NE로보택시’에는 ‘센서 클리닝 시스템’이 적용된다. 현대차와 자동차용 모터 전문기업 디와이오토가 공동 개발한 기술로 센서 클리닝이 실제 양산되는 자율주행차에 장착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센서 클리닝이란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라이다 센서가 흙탕물, 새 배설물, 먼지 등으로 오염될 경우 이를 자동 세척하는 장비다. 압축 공기와 워셔액으로 오염물질을 신속히 제거하고 시야를 확보해 기존 와이퍼 구동 방식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세계 특허도 출원중이다. 유태길 디와이오토 대표는 “이물질이 센서를 가릴 경우 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에 센서 클리닝 시장은 자율주행차의 핵심 안전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며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이지만 2030년엔 시장 규모가 약 9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점유율도 독보적이다. 트렉스 콜로라도 등 GM 차량 대부분은 이 회사의 리어와이퍼(차 뒤쪽 유리에 달린 와이퍼)가 장착됐다. 아반테 스포티지 카니발 등 현대차 절반 가량엔 이 회사의 파워윈도우 모터와 쿨링팬모터 등이 장착됐다.
내연기관이 아닌 차량용 모터를 주로 만들다보니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전장화에 따른 수요로 매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자동차용 모터 수요는 2020년 30억개에서 2030년 56억개로 86%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으로부터 작년 리어와이퍼를 수주한 데 이어 또 다른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에는 세계 최초로 순수 전기신호식 조향장치에 들어가는 모터를 개발해 만도를 통해 납품할 예정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제조업체인 BYD와 미국 산악용 자동차업체 폴라리스 등에도 파워윈도우 모터가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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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외 납품하던 물량 일부에 불량이 생기자 50여개 하자 제품에 대한 책임으로 전체 납품물량 30만개를 모두 회수해 폐기하고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다시 생산해 납품했다. 2006년 3월 디와이오토 전 직원은 인천 한 체육관에 집결해 불량품을 직접 쇠망치로 부수는 눈물의 ‘불량품 폐기식’을 열었다. 1995년 ‘애니콜 화형식’으로 불량률을 낮춘 삼성전자와 같은 충격요법을 쓴 것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계속 상승해 2030년엔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대표는 “친환경·전기차 등으로 고객 확대를 통해 미래차 모터 전문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와이그룹엔 노동조합이 없다. 대신 근로자위원회를 두고 모든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시킨다. 말단 직원까지 기업의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상황을 훤히 꿰뚫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2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이익공유제를 도입해 당기순이익이 매출의 3% 이상이면 초과된 금액의 일정부분을 무조건 직원들에게 나눠준다.
조 회장도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해 굵직굵직한 경영 현안에만 관여한다. 유 대표 역시 이 회사에 1987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2019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첫 사례다. 조 회장은 평소 “이 회사의 주인은 여러분”이라며 직원들에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것을 당부한다. 이 때문에 노사 갈등도 없다. 과거 외환위기(IMF)때나 글로벌 금융위기때, 최근 코로나사태 초기엔 근로자위원회가 나서서 회사의 고통을 분담하기위해 사측에 먼저 인건비 절감 방안을 제안할 정도다.
이 회사 모든 직원들은 1년에 책 4권을 읽은 뒤 독후감을 써야하고 읽은 책에 대한 인터뷰에 합격해야 승진할 수 있다. 상근 독서지도사가 근무하며 직원들의 독서 생활을 돕고 있다. 모든 직원은 매일 돌아가면서 ‘3분 스피치’도 해야한다. 조직 문화도 훈훈하다. 1978년 그룹 설립 후 현재까지 150쌍의 사내 커플이 탄생해 결혼으로 이어졌다. 유 대표는 “모든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해 직원들이 진정한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며 “독서경영으로 개인의 업무 능력 향상 뿐만 아니라 조직의 역량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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