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5일 09: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CJ ENM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국내 신용평가사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재무 여력의 축소가 불가피한 데다 추가적으로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CJ ENM의 미국 제작사 엔데버콘텐트 인수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CJ ENM은 9200억원을 투입해 영화 ‘라라랜드’ 등을 만든 미국 제작사 엔데버콘텐트를 인수하기로 했다. CJ ENM이 1995년 문화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의 M&A다. CJ ENM은 이번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9000억원을 차입할 예정이다.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올 9월 말 약 1조3000억원에서 인수 이후엔 약 2조20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증가 예정인 차입 규모를 감안하면 CJ ENM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올 9월 말 기준 65.7%, 8.0%에서 92%, 18.4%로 상승하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추가 차입이 모두 단기 차입으로 이뤄질 예정인 데다 올 9월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 보유액이 4081억원이라 차입금 상환을 위해선 보유 중인 자산 매각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J ENM의 재무적 완충능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J ENM의 현금창출능력은 최근 개선세를 띠고 있다. 국내 최초로 방송을 개시한 TV홈쇼핑 사업은 우수한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우수한 시장 지위를 갖췄다. 방송 사업은 꾸준한 인적·물적 투자를 통해 주요 점유율 지표가 업계 상위권인 상황이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5.1%, 13.5% 증가했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재무 여력 축소에도 M&A 이후 중장기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라 재무위험 확대에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M&A 등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 집행이 이어지면 재무안정성 저하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 CJ라이브시티 사업자금 소요 등 M&A를 포함한 대규모 추가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라 나이스신용평가는 CJ ENM의 사업 기반 확대 효과와 재무부담 안정화 추이를 관찰해 앞으로 신용도에 반영할 방침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 ENM의 장기 신용등급으로 AA급(AA-~AA+)의 최하단인 AA-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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