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ABS-CBN 방송은 고인이 전날 팜팡가에서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24일 보도했다. 고인이 별세한 11월 23일은 77년 전 일본군이 고인의 고향인 팜팡가 지역을 공격한 날이었다.
고인은 필리핀에서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을 이끈 ‘대모’로 평가받는다. 고인이 이끈 피해자 단체인 말라야 롤라스는 90명의 피해자 여성들을 중심으로 1997년 설립돼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요구해왔다.
고인은 지난 2016년 아키히토 전 일왕 부부의 필리핀 방문 당시 주필리핀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당시 고인은 전년도에 있었던 한·일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며 필리핀 정부가 자신들의 청원에 귀 기울였으면 이같은 합의가 타결됐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 정부는 1956년 일본과의 국가 간 합의에 따라 5억5000만달러(약 6531억원) 상당의 물자와 서비스를 지원받아 전쟁 중의 피해 배상이 이미 완료됐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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