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는 권련(얇은 종이로 말아놓은 담배)을 태우지 않기 때문에 일반 흡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UPI통신에 따르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린 논문을 통해 전자담배를 피우면 사람 몸속에 염증과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학전 변화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전자담배의 화학성분은 세포 기능에 지속해서 영향을 주면서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암뿐만 아니라 심혈관·호흡기·신진대사 관련 질병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생물학적 영향은 전자담배 이용자가 이전에 궐련을 피웠는지와는 상관없이 나타났고, 일반 흡연자에게서는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담배는 일반 궐련보다 덜 해로운 대안을 찾는 성인뿐만 아니라 10대도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논문 저자인 아흐메드 베사라티니아 교수는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이 흡연과 마찬가지로 면역, 염증 반응과 관련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조절 장애, 분자 경로의 단절 등과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서 연구팀은 전자담배 이용자를 대상으로 일반 흡연자와 같이 구강 세포 조직에 암과 관련된 분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전자담배 이용자나 흡연자 집단 모두 면역 반응 유전자의 심각한 조절 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는 심혈관이나 호흡기 질변, 신진대사 질환, 암과 같은 다양한 질병 발생에도 치명적인 작용을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전자담배에는 수천개의 알려지지 않은 화학성분과 물을 포함하고 있어 몸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이달 초에는 약 8만건의 의료 기록을 조사한 결과 전자담배를 피우는 성인이 궐련을 피우는 성인보다 더 어린 나이에 뇌졸중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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