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세계 주요도시 경쟁력 순위에서 8위에 머물렀다. 평가대상에 오른 48개 도시 가운데 38위를 기록한 집값 등 거주 부문에 발목을 잡혀 총점이 또다시 하락했다.
일본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가 25일 발표한 '2021년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 순위(Global Power City Index 2021·GPCI)'에서 서울은 지난해와 같은 8위에 올랐다. 2017년까지 6년 연속 6위였지만 2018년 이후 순위가 밀려 8위까지 떨어졌다. 1~2위는 런던과 뉴욕으로 10년째 선두권을 유지했다. 도쿄와 파리도 6년째 3~4위를 유지했고, 싱가포르도 2011년 이후 줄곧 5위에 올라있다.
세계도시종합경쟁력 순위는 모리재단이 2008년부터 매년 조사·발표하는 연차 보고서다. 경제, 연구·개발, 문화·교류, 주거, 환경, 교통·접근성 등 6가지 항목에 70개 지표를 적용해 종합경쟁력을 평가한다. 전세계 연구소와 시장 조사회사가 발표하는 도시경쟁력 순위 가운데 서울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다.
2018년 5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TV 토론회에서 "국가경쟁력이 26위로 떨어지는 사이 서울의 도시경쟁력은 6위로 올라섰다"고 인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6가지 조사항목을 모두 합한 종합점수에서 서울은 1160.8점을 받아 1163.1이었던 지난해보다 2.3점이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42.5점이 떨어졌었다. 9위 마드리드(1126.2점)와 10위 상하이(1125.3점)가 1년새 20~30점씩 오르며 서울을 바짝 추격했다.
항목 별로는 경제 21위(231.9점), 연구·개발(R&D) 6위(134.5점), 문화·교류 13위(152.1점), 주거 38위(288.8점), 환경 14위(177.3점), 교통·접근성 12위(176.2점)였다. R&D와 교통·접근성은 순위변화가 없었고, 경제와 문화·교류는 각각 1계단, 2계단 떨어졌다. 주거와 환경은 1계단씩 순위가 올랐다. 순위가 1계단 올랐지만 주거는 올해도 서울 순위의 발목을 잡았다. 주거 점수는 지난해보다 11.7점 떨어졌다.
주거 항목은 근무시간과 같은 일하는 환경과 집값 및 물가 등 거주비용, 치안, 가게와 식당의 수 등 14개 지표를 종합한 삶의 질을 의미한다. 서울의 순위는 9위 도쿄(349.2점), 21위 오사카(328.9점), 26위 후쿠오카(314.7점) 등 일본 도시보다 크게 낮았다.
도쿄는 경제, R&D, 문화·교류 4위, 주거 9위, 환경 17위, 교통·접근성 5위로 환경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보다 순위가 높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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