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5일 11: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2차전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3조원대 규모의 프리IPO 투자금 유치 작업을 본격화한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SK그룹이 역대 진행한 외부 투자금 유치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글로벌 IB인 도이치증권과 JP모간을 자문사로 선정해 3조원대 규모의 투자 유치 작업에 나섰다. 회사 측은 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티저레터를 배포했으며, 내년 초께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SK온은 향후 5년 내 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지난 10월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 분할한 100% 자회사다. 2차전지를 비롯해 전기차 및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주축으로 한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하면서 SK온을 공식 출범시키자 IB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 자금 유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배터리 업계 후발 주자인 SK가 LG, 삼성 등과 경쟁하려면 생산 설비를 빠르게 늘려야하기 때문이다. SK온은 현재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3년 85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포드사와 합작법인 투자규모를 기존 60GWh에서 129GWh로 두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총 12조 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고 6조 원가량을 집행했다. 추가로 빠르게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로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확보하는 투자금 대부분도 해외에서 공장 증설 및 건설 비용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1공장을 지은 뒤 2공장 설비 구축을 하고 있다. 유럽 지역에서는 헝가리 이반차에 배터리 3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해 30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SK온이 유럽에 건설하는 배터리 공장 중 최대 규모의 투자다. 중국에서도 중국 배터리 4공장 신설을 위해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중국 창저우(7GWh)와 옌청(10GWh), 후이저우(10GWh) 등 3곳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재까지 회사는 총 12조 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고 약 6조 원정도를 집행했다. SK온은 투자 유치를 계기로 본격적인 2차전지 사업의 확장과 수익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해외 PEF를 상대로 투자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미국, 헝가리, 중국 등 주로 해외에 사업 거점을 두고 있어 국내 PEF보다는 해외 PEF의 자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으로는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브룩필드, 워버핀커스 등 대형 PEF다. 일부 사모펀드들은 이미 자문사를 선정해 물밑에서 실사 작업을 하고 있다. 투자 규모가 3조원대 수준에 달해 투자 유치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해외 PEF간 컨소시엄을 꾸리는 등의 합종연횡도 예상된다.
이번 투자의 최대 관건은 결국 SK온의 몸값이다. SK온의 현재 자본 총계는 2조원 수준이지만, 기업가치는 이미 수십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SK온의 국내 경쟁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꼽힌다. 내년 1월 상장을 앞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현재 80조~100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 역량이 더 크지만, SK온이 빠르게 생산설비를 증설하면 기업가치도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SK온의 몸값은 20~30조 수준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PEF들이 배터리 분야를 미래 유망사업으로 내다보고 SK그룹에 투자를 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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