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 20개월 만에 마감…집값 오를까 내릴까

입력 2021-11-25 11:28   수정 2021-11-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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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0%대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20개월 만에 다시 1%대로 돌아왔다. 정부가 경기를 방어하기 위해 1년 8개월 동안 싼값에 돈을 풀었던 시대가 막을 내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구매수요가 위축, 이는 자산 가격 상승 둔화와 거래량 감소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금리 인상만이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아니라며 금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출 한도라는 반론도 나온다.
"금리 인상, 부동산 구매수요 위축…자산 가격 거래량·줄어들 것"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에는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을 목적으로 한 10월 가계대출 규제정책과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과 맞물려 부동산 구입심리를 제약할 것"이라며 "주택 거래량을 감소시킬 전망"이라고 했다.

직방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이달 기준 1만166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8만2890건에 비해 큰 폭 줄어들었다. 9월 4만3143건, 10월 4만857건 등 최근 2달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함 랩장은 "미국의 자산 매입 축소와 내년 중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 내년 상반기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여기에 내년 1월과 7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한층 강화된다면 집값 상승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봤다.

당분간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 랩장은 "무분별한 주택구입보다는 대기수요가 꾸준한 신축이나 교통망 예정지, 공급 희소성이 지속될 수 있는 지역 위주로 매입 수요가 제한되며 지역별 양극화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매수요가 감소하면 일부 수요는 임대차시장으로 옮겨가 전세시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봤다.

"금리 인상, 무조건 집값 잡진 않아"
금리 인상이 무조건 집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꼭 부정적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2018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와 주택가격은 일관된 관계를 보이지 않고,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고 언급했다"고 했다.

이어 "금리를 올리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은 실제로는 현실과 거리가 있는 지나친 단순 논리"라며 "2019년 사례를 살펴보면 당시 기준금리는 현 기준금리보다도 더 높은 1.75%였는데, 당시 주택매입에서 관건은 금리가 아니라 대출 한도였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그간 대출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개인별로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모두 실행할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관건은 금리가 아닌 대출한도"라며 "아직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현격한 수준으로 올리기도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1%대로 회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작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이후 5월 추가 인하를 통해 2개월 만에 금리는 0.75%포인트 내렸다. 이후 금리는 올해 7월까지 총 9번의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동결되다 지난 8월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랐고, 이날 0.25%포인트가 더해졌다.

금통위가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것은 그간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부작용으로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다. 또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과, '시중에 풀린 돈을 흡수해도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다'는 한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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