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니아가 핵산추출시약과 분자진단장비 생산을 전담시킬 글로벌센터를 개소했다. 기존 생산능력 대비 핵산추출시약 생산능력이 4배 이상 늘어나면서 매출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내년 자회사를 통해 리보핵산(RNA) 신약의 임상 1상에도 진입하기로 했다. 2030년께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종합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바이오니아는 25일 오후 대전 관평동에서 글로벌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이 회사는 대전 관평동 내 약 4만3000㎡ 규모 부지와 건물을 360억원에 매입한 뒤 지난해 11월 ‘글로벌센터’로 명명한 생산시설의 구축에 착수했다. 이번 생산시설 개소를 통해 바이오니아의 핵산추출시약 생산능력은 1일(8시간 기준) 9만5000회분에서 43만회분으로 4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그간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쏟아졌던 진단키트 공급 주문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센터는 이 회사가 신제품으로 개발한 분자진단장비 2종의 생산도 맡을 예정이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30분만에 확인할 수 있는 현장형 소형 분자진단장비 ‘IRON-qPCR’과 90분 안에 96개 검체를 대상으로 최대 20개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대용량 분자진단장비 ‘엑시스테이션 96/384FA’가 생산 대상이다. 바이오니아는 두 제품의 품목허가를 연내 받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리보핵산 간섭(RNAi)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도 공개했다. RNAi 치료제는 질병 유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RNA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발병 원인 자체를 제거할 수 있는 3세대 바이오의약품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중증 만성질환과 희귀질환 치료제로 개발돼 왔지만 체내 전달 기술을 확보하는 데 실패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개발을 중단했던 바 있다.
바이오니아는 세포 내 약물 전달율을 높이기 위해 RNA 합성법, 고효율 전달법 등을 2001년부터 연구해왔다. 이를 통해 확보한 플랫폼 기술인 ‘SAMiRNA’을 이용하면 독성 없이 소간섭RNA(siRNA) 물질을 인체 내 세포에 전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바이오니아는 SAMiRNA를 활용해 두 가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나는 직접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내년 중 폐섬유화 질환을 대상으로 siRNA 치료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른 하나는 다른 업체가 개발한 RNA 약물을 이 플랫폼에 도입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siRNA 서열을 설계하는 데 2일, 이 siRNA를 합성하는 데 일주일, 최종 신약후보물질을 결정하는 데 한 달이면 충분하다. 물질 합성부터 서열 설계, 효능 평가, 전임상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니아는 RNA를 합성할 때 쓰이는 포스포라미다이트의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공장(GMP) 수준 생산 공장을 대전, 충남 공주 두 곳에 각각 건설 중이다. 두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4톤 규모의 포스포라미다이트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올리고뉴클레오티드를 기반으로 한 siRNA의약품이 항체치료제 시장을 대체하고 훨씬 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해왔다”며 “섬유화질환, 난치성 질환, 치매 등을 대상으로 siRNA 치료제를 개발해 세계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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