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컵·캔커피로 불리는 ‘RTD(ready to drink) 커피’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상위 5개 브랜드 점유율이 매달 널뛰고, 1위와 2위 제품 간 격차가 크지 않은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컵커피 원조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룰스가 2위와 근소한 격차로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롯데(칸타타), 동서식품(맥심 T.O.P), 스타벅스 등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RTD커피의 핵심 유통채널인 편의점에서 ‘2+1’ 증정행사 등 가격 마케팅이 치열해 충성 소비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바리스타룰스의 구매경험도는 매달 편차가 크다. 1월 19.4%였던 구매경험도는 6월 26.3%까지 올랐다가 9월 21.6%로 떨어졌다. 경쟁 브랜드인 칸타타와는 접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지난 7월에는 바리스타룰스(23.1%)와 칸타타(22.2%)의 구매경험도 차가 0.9%포인트로 좁혀졌다. 2위부터는 매달 순위를 뺏고 뺏기는 경쟁이다. 칸타타와 맥심 T.O.P는 2~3위, 스타벅스와 코카콜라의 조지아, 남양유업 프렌치카페는 4~6위를 오가고 있다. 10월 기준으로는 칸타타(19.1%), 맥심 T.O.P(16.9%), 스타벅스(13.5%), 조지아(12.4%) 순이다.
기업 기준으로 보면 맥심 T.O.P의 동서식품과 바리스타룰스·마이카페라떼를 보유한 매일유업, 레쓰비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가 1위 쟁탈전에 나섰다. 최근 6개월간 세 기업의 구매경험도는 동서식품 38.7%, 매일유업 37.4%, 롯데칠성음료 35.5%다. 구매경험도 순위가 빈번하게 바뀌는 것은 충성 소비자가 적다는 의미다. 설준희 캐시카우 대표는 “편의점에서 액상커피를 충동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어떤 브랜드가 최종 승리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RTD커피의 주 소비층이 3040 직장인 남성인 점도 눈에 띈다. CU에서 올 들어 RTD커피를 구매한 소비자 중 남성은 55.4%, 여성은 44.6%를 차지했다. 남성 소비자 중 3040대 비율은 60.6%다. 오피스 상권과 고속도로 휴게소 등지의 상권에서 RTD커피 매출이 높았다. GS25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스트레스와 졸음 등으로 단 음료를 먹고 싶을 때나 사내 회의에서 마실 음료를 준비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컵커피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액상커피를 구매할 때 고려하는 요인은 크게 ‘달달한 맛’과 ‘가성비’ 두 가지”라고 말했다.
충성소비층이 엷다보니 RTD커피 브랜드들은 매달 편의점에서 ‘2+1’ 행사를 통해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컵커피는 행사를 하는 달과 안 하는 달의 매출이 최대 50% 차이 난다”며 “행사 실적에 따라 브랜드 순위가 바뀔 수 있어 커피업체들이 먼저 증정 및 할인행사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맛을 강조한 신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는 추세다. 달고나 라떼 등 최근 커피전문점에서 유행하는 메뉴나 강릉커피 등 지역 유명 카페와 협업한 이색 제품이 다수 등장했다.
노유정/박종관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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