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일본을 향해 “보통 국가화의 이름으로 ‘군사 대국화’를 꿈꾸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과거사와 영토 문제 등에 있어서는 강경 발언을 냈다.
이 후보는 25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다양한 정치세력 중 일부는 보통국가를 지향하고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어쩌면 숨겨져 있을지 모를 군국주의를 추구하는 경향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후에 독일이 유럽국가에 대해 취했던 태도를 일본은 조금 배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도발’이라 표현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일본은 한국을 침공해 수십 년간 지배해 수탈한 전력이 있고 지금도 보통국가화 명목으로 군사 대국을 원하고, 끊임없이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대해 우기면서 도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시기에는 대륙진출의 욕망이 얼핏 스쳐보일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서는 ‘경제 공격’이라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2~3년 전 소위 수출규제라는 방식으로 일종의 한국에 대한 경제공격을 시도한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는 일본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경각심을 갖지 않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충분히 현실적 방안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전제 조건으로는 ‘일본의 진지한 사과’를 꼽았다. 이 후보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주된 입장은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으로 일본이 요구하는 것처럼 사법 집행 자체를 하지 말아라, 판결을 취소하라는 것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며 “한·일이 서로 객관적인 상황이 다름을 인정하고, (일본이) 진지하게 사과하면 배상 문제는 충분히 현실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후보는 과거사 문제와 경제 현안 등의 분리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정치세력이 해결해야만 할 과거사 문제, 영토 문제, 사회경제 문제는 분리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해나가는 투트랙으로 접근하는 게 좋겠다”며 “과거 문제와 앞으로 갈 미래에 대한 문제는 분리한다. 영토는 영토 문제대로, 정치는 정치문제대로 분리하는 입장을 잘 관철하면 충분히 쌍방이 합의할 수 있는,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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