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3.72%(25일 기준)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30% 넘게 상승하며 투자 열풍을 일으켰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문제는 국내 증시가 유독 싸늘하게 식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는 22.94%나 뛰었다. 주변국인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7.49% 상승했다. 이 밖에 유로스톡스(20.85%), 대만 자취안지수(19.83%), 인도 센섹스지스(23.13%) 등 모두 국내 증시를 앞질렀다. 규제 쇼크에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한 중국(3.20%)과 홍콩 항셍지수(-9.15%) 정도만 코스피지수를 밑돌았다.
올해 국내 증시는 예상치 못한 공급망 쇼크에 덜미를 잡혔다. 소비는 늘어났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물류 시스템이 차질을 빚으면서 ‘병목 현상’을 초래한 탓이다. 지난 5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만 증시가 휘청이자 국내 주식시장도 동반 하락했다.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물류비용이 급등했다. 곧장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줬다. 미국의 경우 공급망 쇼크로 인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조정되기도 했다.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도 영향권에 있었다.
중국 경제가 주춤한 것 역시 악영향을 줬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한국 증시를 콕 집어 투자하기보단 아시아증시나 신흥국에 광범위하게 투자한다. 중국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떨어지면 한국이 덩달아 피해를 보는 이유다. 올해도 그랬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도는 데다 공동부유를 주창한 시진핑 체제에서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 기업들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작년 한 해 내달린 국내 증시가 올해 휴식기를 가진 것일 뿐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30.75% 오르는 동안 닛케이225지수(16.01%), 인도 센섹스지수(15.75%) 등은 이에 못 미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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