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코리아는 매출(판매량)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브랜드 경험 수준을 높이는게 중요하죠. 한국에서 판매하는 포르쉐는 반도체 영향이 거의 없도록 신경쓰고 있습니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사진)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게어만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차량 세부정보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다”며 “가죽에 들어가는 스티칭 하나 하나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선 당장의 판매량을 신경쓰는 것보다 브랜드 경험, 서비스 등 소비자들이 포르쉐의 고급스러운 감성을 느끼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르쉐코리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
독일 럭셔리카 브랜드인 포르쉐 전시장에는 코로나19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 모델별로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기다려야한다. 최소 1억원 이상이지만, 가격과 관계없이 재고난에 따라 ‘출고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하면서 럭셔리카 브랜드들도 첨단 편의사양을 아날로그 바꾸는 ‘마이너스 옵션’ 차량을 출고하고 있다. 다만 한국인의 ‘포르쉐 사랑’이 유별나다는 점에 따라 포르쉐코리아는 일부 편의사양을 제거한 차량을 출고하고, 추후에 이를 보완해주며 반도체 공급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게어만 사장은 “2019년 선임된 이후로 2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데 한국인이 차에 얼마나 열정적인지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서울 모빌리티쇼에서처럼 새로운 차량을 출시할때 마다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포르쉐는 26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파나메라 플래티넘 에디션’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이를 포함해 12개 차량을 전시했다. 전시장에는 포르쉐의 새 차량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게어만 사장은 “딜러가 고객과 1 대 1로 취향을 최대한 파악해 원하는 차량을 출고하고 있다”며 “포르쉐코리아도 영향을 안 받은 것은 아니지만, 본사와 협업을 통해 풀옵션 차량을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초엔 반도체 공급난에서 회복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게어만 사장은 “포르쉐는 전용 전기차에만 올인하진 않는다”고 했다. 내연기관 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가솔린 차량은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질소 등으로 결합해 만든 이퓨얼(e-fuel)을 연료로 이용해 탄소 배출을 줄일 계획이다. 그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게임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르쉐는 2030년까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와 전용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가 자율주행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포르쉐는 운전하는 재미가 있는 차라는 점에서 상충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첨단보조 주행장치로 일상 주행이나 출퇴근에서는 일부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율주행 발달에도 재미있는 주행, 운전하는 재미를 좋아하는 고객들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모빌리티쇼에 포르쉐의 모든 것을 준비해놨으니 직접 보고 체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