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대체하는 대체육에 이어 생선을 대신하는 대체 해산물이 국내외 식품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해산물은 육류보다 건강에 이롭다는 이유로 대체 식품 개발이 더뎠다. 하지만 최근 해양 생태계 파괴와 중금속·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대두되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에 이어 대체 해산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주원료로 활용해 참치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구현한 이 식물성 참치는 국내 대체 단백질 식품 스타트업인 바이오믹스테크가 개발했다. 바이오믹스테크는 대체육을 개발해 웰스토리 등 국내 주요 급식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이들 급식업체와 식물성 참치 공급도 논의 중이다. 내년 상반기 식물성 참치를 통조림으로 가공해 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유진선 바이오믹스테크 상품기획본부장은 “미국에선 통조림과 파우치 형태의 비건 참치가 대중화됐고, 일본에서도 지난달 비건 참치 통조림이 처음 출시됐다”며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해산물엔 식물성 원료로 생선육과 비슷한 식감과 맛을 내는 ‘식물성 대체 해산물’과 어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이를 3차원(3D) 프린팅 방식으로 용도에 맞게 만들어내는 ‘세포 배양 해산물’ 두 종류가 있다. 풀무원은 세포 배양 해산물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에 투자하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블루날루는 세포 배양 해산물의 대량생산과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세포 배양 해산물은 강, 바다에서 어획한 해산물과 달리 미세플라스틱, 수은 등 오염 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게 장점”이라며 “세포 배양 해산물 제품의 국내 출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비영리기구 굿푸드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식물성 대체 해산물 투자액은 7000만달러(약 837억원)였다. 지난 2년간 투자 규모와 맞먹는다. 지난해 미국 대체 해산물 매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200만달러(약 144억원)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투자가 몰리고 있는 대체 해산물은 세계에서 소비량이 가장 많은 참치다. 미믹시푸드와 미국 오션허거푸드가 토마토를 활용한 식물성 참치회를 개발해 내놨다. 세계 1위 식품기업인 스위스 네슬레는 지난해 식물성 참치 ‘부나’를 출시했다.
두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새우의 개발도 활발하다. 미국 식물성 대체 해산물 식품 브랜드 소피스키친은 곤약을 활용해 만든 새우, 게 등을 선보였다. 미국 타이슨푸드는 2019년 식물성 새우 제조업체인 뉴웨이브푸드에 투자하기도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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