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3월 9일)의 승패를 좌우할 ‘100일 전쟁’이 29일 시작된다. 남은 기간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최대 승부처는 2030세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050세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60대 이상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누구도 2030세대 표심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인 부동산 이슈는 최대 격전지다. 제3지대 후보들과의 단일화 여부도 막판 판세를 흔들 수 있다. 대선의 핵심 변수를 짚어본다.
윤석열 후보도 이날 후보 직속의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를 맡으면 대통령실부터 모든 정부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2030은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며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 모두 2030의 지지를 못 얻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여론조사(22~24일 조사)에서 부동층 비율은 20~30대가 37%에 달한다. 40~50대(15%), 60대 이상(17%)보다 높다.
여야는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 참신한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2030 여성에게 인기가 낮은 이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젊은 여성 전문가를 수소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스마트팜 사업가, 페스티벌 제작자 등 청년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최후의 중도층, 즉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분화할지 한쪽으로 쏠릴지가 (대선) 결과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세제 공약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이 후보가 기본소득 재원용으로 제안한 국토보유세 신설과 관련,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종합부동산세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삼중과세’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반면 박상병 교수는 “일부 부유층을 빼곤 공감대가 높아 중도층 포섭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높은 정권심판론을 여야 후보들이 어떻게 소화할지도 변수다. 윤 후보는 ‘반문(반문재인)’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반문’ 외에는 딱히 보여준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 후보는 최근 ‘반성과 사과’ ‘쇄신’을 내세워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후보들의 ‘실언 리스크’도 변수다. 이 평론가는 “‘음식점 총량제 사태’에서 보듯 이 후보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이슈를 제기할 경우 악재가 될 것이고, 정치 초보인 윤 후보는 TV토론에서 밑천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양쪽 지지층 모두 상대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강해 선호 후보의 흠결에 상관없이 무조건 찍는 ‘반대투표’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과거 대선 땐 지지율에서 밀리는 후보 쪽에서 단일화 이슈가 분출했다. 이번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군소 후보와 단일화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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