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13개국과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 대표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주요 산유국이 다음달 1~2일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 확대 계획을 철회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OPEC+에서 사우디와 함께 양대 축을 형성하는 러시아는 오미크론 변이 출현을 아직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논의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오미크론 공포에 지난 주말 국제 유가는 크게 출렁였다. 지난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13.06% 급락한 배럴당 68.1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4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선 북해산 브렌트유의 1월 인도분이 배럴당 72.72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 역시 전날에 비해 11.55%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해 상반기 OPEC+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원유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 이후 빠른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원유 수요가 급증하자 올해 8월부터 연말까지 하루평균 40만 배럴 증산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경제 재개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국제 유가를 계속 끌어올리자 미국은 OPEC+에 증산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해왔다.
OPEC+가 미국의 요청에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일본 중국 영국 등 주요 국가와 함께 비축유를 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약 7000만 배럴이 방출 규모로 논의됐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이에 반발해 원유 증산 계획을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OPEC+ 산유국의 반발 움직임에 오미크론 변이 발현이 명분을 더해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컨설팅 기업 라피던에너지그룹의 밥 맥널리 회장은 “오미크론으로 인해 새로운 봉쇄와 여행 제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점은 시장의 상황 변화에 중요 요소”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