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게 ‘밈(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NFT 경매다. 지난 5월엔 한 살, 세 살짜리 영국 아이 두 명이 나오는 1분 분량 영상 ‘찰리가 내 손가락을 물었어’(사진)가 76만달러(약 9억원)에 팔렸다. 동생이 형 손가락을 깨물자 형이 아파하는 내용이다. 아이들의 아버지가 2007년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은 14년간 약 8억8000만 건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각종 패러디도 뒤따랐다. 영상을 만든 가족은 “2007년엔 유튜브가 새로운 온라인 현상이었고, 이젠 NFT가 그렇다”며 “새 흐름을 타기 위해 영상을 NFT 경매에 냈다”고 했다.
지난 9월엔 가족 여행을 디즈니랜드로 간다는 얘기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두 살 아이의 NFT 이미지 ‘곁눈질하는 클로이’가 25이더리움(약 1억2000만원)에 팔렸다. 미국 유타주에 사는 클로이의 어머니 케이티가 찍어 2013년 유튜브에 올린 영상의 일부다. 그간 영상은 약 2000만 회 조회됐다. 5월엔 2005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주택가 화재 현장에서 묘한 표정을 짓는 네 살짜리 소녀의 사진 ‘재난 소녀’, 치과에 갔다가 마취 상태가 풀리지 않은 채 잠꼬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아이의 영상 ‘치과에 다녀온 데이비드’ NFT가 각각 3.3이더리움(약 1600만원)에 낙찰됐다. 두 NFT는 각각 자식의 귀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한 아버지가 찍은 것들이다.
최근엔 코딩을 배워 NFT 경매에 뛰어드는 이들도 늘고 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12세 청소년 베냐민 아흐메드는 마인크래프트 게임 관련 이미지를 만들고 코딩을 통해 이를 NFT로 발행해 경매에 내놨다. 약 2개월간 40만달러(약 4억7800만원)가량을 벌어들였다.
이들이 올린 영상·이미지 콘텐츠는 NFT 경매가 이뤄진 뒤에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 디지털 원본의 소유권만 낙찰자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디지털 진품이라는 증명 가치에 수만~수십만달러가 붙는 셈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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