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 보건부는 나이지리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오타와 주민 두 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나이지리아는 오미크론 위험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지리적으로 떨어졌다. 이 변이가 이미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포르투갈에서도 리스본 프로축구팀 벨레넨세스 선수 등을 포함해 1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에선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8건 보고됐다. 브라질에서도 남아공을 여행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가 나왔다. 이 환자가 오미크론 감염자로 밝혀지면 남미 첫 환자다.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나오게 된다. 일본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왔다. 이날 일본 정부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의심 환자까지 보고되면서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1.63% 급락했다.
영국에선 오미크론 감염자가 런던 웨스트민스터 시내를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추가 지역감염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정부는 29일 주요 7개국(G7) 비상 보건장관회의를 소집했다.
WHO가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한 뒤 각국은 감염병 감시 체계를 강화했다. 당분간 오미크론 감염자 보고 사례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 이미 각국에 오미크론이 광범위하게 번졌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선 아직 이 변이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유행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국가에 번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미국에도 환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5차 유행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간 우리가 하는 일에 달렸다”고 했다.
남아공이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확인한 것은 이달 9일이다.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남아공 내 이 변이 환자는 71%까지 늘었다. 우세종으로 바뀌기까지 2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델타는 지난해 10월 5일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뒤 우세종이 될 때까지 100일 정도가 소요됐다. 오스트리아 분자생물공학연구소의 분자생물학자 울리히 엘링은 “자체 분석한 1차 추정치에 따르면 오미크론 전파력은 델타보다 500% 높을 수 있다”고 했다.
델타보다 오미크론에 대한 대응 속도가 빨랐던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다. 확산 규모를 줄일 수 있어서다. 델타 변이가 우려 변이로 지정되기까지는 6개월이 걸렸다. 오미크론은 20일 정도다. 과학자들이 이 변이에 대한 전파력과 치명률 추정치를 내놓고 있지만 WHO는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고 했다. 다만 기존 확진자가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재감염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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